도자

황유죽절필세黃釉竹節筆洗는 청말민초清末民初 때 민요民窯에서 생산된 것으로 추정된다. 생산지는 알 수 없다. 높이가 낮고 구연부로 갈수록 지름이 넓어지는 형태로 기물의 아래쪽과 중간에 가는 돌대를 둘러 장식성을 가미하였다. 구연부를 각지게 처리하여 깎아내었으며 굽은 낮고 비교적 좁게 깎았다. 밝은 황색의 유약을 굽 접지면을 제외한 기물 전체에 시유하였는데, 전체적으로 잔빙렬이 확인되며 광택이 양호한 편이다. 접지면은 유약을 닦아내어 태토가 노출되었는데 밝은 색조를 띤다. 붓을 씻는 용도의 필세筆洗로 이와 같은 형태의 필세를 죽절세竹節洗라 칭하기도 한다. 필세는 실용성을 추구한 단순한 기형부터 장식성에 치중하여 복숭아나 연잎 등을 묘사한 화려한 상형象形 기형 등 다양한 형태로 제작되었으며, 그 재질 역시 도자기 뿐만 아니라 옥, 상아, 법랑 등 다양하다. 도자 재질의 필세를 만들기 시작한 것은 당唐·송대宋代이지만, 명·청대 들어 문인취향에 부합하여 더욱 성행하였다. 사대부의 서재를 묘사한 회화작품에서 다른 문방기물과 함께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아울러 기명 전체를 시유한 황유黃釉는 청대 이후에 사용된 고온유高溫釉로 본래 이와 같이 선명한 노랑색의 황유는 명대 홍무년간(洪武,1368-1398)에 개발된 신新 기술을 기반으로 발전하였다. 즉, 명대에는 산화철을 착색제로 하고 먼저 고온 투명유를 시유하여 1차 번조한 후, 다시 저온의 황색 유약을 시유하여 850-900℃에서 다시 구워낸 것이다. 반면 청대에는 명대의 철황鐵黃

과 달리 산화안티모니를 착색제로 한 고온유로 소위 담황유淡黄釉라 명명되며, 옹정년간(雍正, 1723-1735) 때 개발되었다. 황유의 ‘황黃’은 황제의 ‘황皇’과 발음이 같아 황제를 상징하는 색으로 여겨져 명·청시기 어용御用 자기에 주로 사용되었다. 또한 황색 은 중국 전통 사회에서 ‘땅地’을 상징하는 색으로 명·청시대 황실 제기祭器로 제작되었다. 이러한 배경 하에 황유는 엄격히 생산이 통제되어 민요의 생산이 불허되었다. 그러나 건륭년간 양채洋彩 자기의 흥성과 함께 단색유 자기에 대한 소비 감소 및 통제가 소홀해지면서 민간에서도 소량생산되기 시작되었고, 청 말기 황권의 쇠락과 함께 민요에서도 생산되었다. 이 죽절필세 역시 만듦새로 보아 청 말기 민요에서 생산된 것으로 여겨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