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안내

2013년 이천시립월전미술관은 월전의 사군자四君子 세계를 조명하는 <정적靜寂과 단순單純의 미美-매梅 · 난蘭 · 국菊 · 죽竹>을 마련하였다. 예로부터 사군자는 단순히 보고 감상하는 차원의 그림이 아니라 사군자가 지닌 절개와 지조를 닮기 위한 그림으로써 월전 역시 사군자를 정신의 수양을 완성하는 매개체로 여겼다. 이러한 뜻을 월전은 화폭에 옮겼고, 여기에 화제를 곁들여 자신만의 색을 더하게 된다.

군자君子란 높은 인격과 덕망, 더불어 빼어난 학문적 소양을 갖춘 유교의 이상적인 인간상을 말한다. 자연스럽게 유교 문화권의 사대부들은 군자의 삶을 최종적 이상과 지표로 삼았고, 그들은 때로는 사람이 아닌 식물에게서 군자의 품성과 덕성을 발견하고 이를 상찬하며 실제 사람에 비유하였다. 사군자는 이러한 식물들 중 가장 대표적인 매화, 난초, 국화, 대나무의 네 가지를 지칭한다. 이처럼 사대부들은 사군자를 스스로의 상징으로 인식하고, 수양의 수단으로 삼았기 때문에 이를 감상하고, 그리기를 게을리 하지 않았다.

매화는 이른 봄의 추위를 무릅쓰고 제일 먼저 피기 때문에 맑은 기품을, 난초는 깊은 산골짜기에서 홀로 향기를 퍼트리므로 고결함을, 국화는 가을의 찬 서리에도 허리를 굽히지 않고 늦게까지 피므로 정절을, 대나무는 곧은 줄기로 겨울이 되어도 푸름을 잃지 않으므로 변함없는 절개를 상징하는 것으로 여겨져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