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나무는 우리나라 전역에서 흔하게 볼 수 있는 생태적 속성때문에 옛 그림에도 많이 출현하지만, 지조, 절개, 장수 등과 같이 상서로운 의미를 지닌 더분에 애호되었다.  또한, 조형적인 아름다움도 한몫하는데, 특히 고송(古松)의 구불구불한 형태와 수피(樹皮)의 모습이 꿈틀거리는 용에 비유되며 숭배되었다. 임금을 상징하는 용을 소나무의 모습에 빗댄 것, 소나무가 나무 중에 으뜸을 상징하는 것에서 우리는 소나무가 나무 이상의 의미와 가치를 지니고 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왕실에서는 물론이고 문인들이 애호하였을 뿐만 아니라 민간에서도 사랑받았던 우리나라의 대표적이며 상징적인 나무가 바로 소나무이다. 하나의 소재가 이토록 오랜 세월 동안 애호되며 예술사 전반에 걸쳐 나타나는 것은 흔한 일이 아니다. 대상의 조형적인 아름다움은 물론이고, 그 사물이 지닌 의미가 남다르므로 가능한 일이었을 것이다. 그렇다면 오늘날 소나무는 어떤 의미를 가지고 있을까? 이번 전시에 함께하는 9인의 작가들은 각자의 방식으로 소나무를 표현한다. 자화상이 되기도 하고, 선인에 대한 흠모, 자연의 대변자, 추억의 조각 등 다양한 해석으로 관람객들을 맞이한다.